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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0 IT는 어떠한 변화를 맞을 것인가 - 코드 한 줄 없는 IT 이야기 1


서평 및 칼럼 팀블로그 "책, 계"의 첫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surfysea가 이번에 000(총류)에서 고른 책은 바로 "코드 한 줄 없는 IT 이야기(김국현/성안당/200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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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인터넷교보문고


저는 인문사회과학 전공자이지만, 우연히 이 블로그를 찾아주셨을 블로거분들처럼 IT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새 말하는 '가로지르기'를 꿈꾸지만 역량 부족 때문에 허덕이는 녀석이지요. 인문사회/자연과학 양쪽 어디에도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예컨대 물리학에도 철학에도 소질은 없지만 '철학을 위한 물리학' 강좌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어렸을때 부터 PC잡지를 탐독하고, 프로그래밍을 해 봤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봤다고 해도, 저는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IT업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어중간한 사람이 IT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책이 좋을 지 고민하다 김국현님의 이 책을 골랐습니다. 다만, 2004년에 출판된 책이라 IT업계의 빠른 변화 속도를 고려해서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책으로는, 프로그래밍의 기본인 알고리즘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는 임백준님의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누워서 읽어도 무리없이 술술 잘 넘어갑니다. 단, 책의 1/2 부분까지는 그렇죠;)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다룬 조엘 온 소프트웨어 등이 있지요. 이건 시즌 2도 나왔더군요.



먼저,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이해도를 평가해보면, 평이한 소설책을 볼 때 이해도를 10이라고 한다면 이 책의 경우 6 정도를 이해한 것 같습니다. 김국현님은 글을 쉽게 쓰시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인 만큼 해당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지 않으면 사실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의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웹서비스"입니다. 결국 이종교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e비즈니스의 미래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를 인간 잡무를 덜어 줄 "사무직 로봇"의 출현이라고 표현합니다.) 각기 다른 플랫폼 간의 데이터 교환이 이루어지려면, 표준화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따라서 데이터 전송을 위한 각종 규약과 데이터를 구조화하교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XML의 중요성이 커지게 됩니다.

웹서비스를 부연설명한다면, 사람과 기계가 아니라 기계끼리의 통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각 쇼핑몰에서 상품에 대한 메타데이터(가격, 모델명, 색상, 사양 등)를 표준화하고,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이러한 정보를 자동으로 긁어와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형태로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이는 훌륭한 웹서비스가 됩니다. 물론 현재는 공급자들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가격을 '직접 입력'하거나,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여러 사이트의 상이한 양식을 긁어와서 '해석한 후' 공통되는 항목 일부만 보여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러나 위와 같은 사례는 가장 기초적인 활용 방식에 불과합니다.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맨틱 웹도 "기계 간의 의사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상통합니다. 기계 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거래를 위한 정보비용이 급속도로 낮아지게 됩니다.

앞으로의 B2B는 한번 거래를 튼 기업과 투자가 아까워서 울며 겨자 먹기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쿨하게' 거래를 튼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싸늘하게' 빠지는 비즈니스를 지향해 갈 것입니다. 플러그 앤 플레이 식으로 협업이 가능해지기에 이러한 이상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p.197)

즉,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이 '밀결합(tight coupling)에서 소결합으로(loosely coupling)' 바뀌게 됩니다. 그룹 계열사 중심의 내부 거래에서 기업 내부 프로세스를 분절화해 필요시에는 아웃소싱을 마다하지 않는 쪽으로 변화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맞춤복 보다는 명품 기성복의 결합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록 다른 플랫폼이라도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 기반(웹서비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상호 관련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의 자본주의도 유사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이나 독일식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영미식에 가까워지고 있죠. 전에는 '유기적인 기업집단', '장기적 관계', '연공서열적 문화'였다면, 현재는 '아웃소싱 등 기업의 경량화', '단기적 거래', '성과중심의 문화'로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사업 파트너나 고용한 사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득하고 협상해서 어떻게든 끌고 나가기 보다는, 단기간 계약하고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그냥 버리는 것입니다.



(애플, 구글, 자바에 우호적인) 블로고스피어의 분위기와는 달리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과 썬/IBM을 중심으로 한 자바 진영에 대해 비교적 균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저술할 당시 IBM에서 근무하던 김국현님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로 옮겨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유비쿼터스에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e-코리아를 만들 때처럼 u-코리아를 이루는 것에도 관 주도 기획이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고 한 것입니다. 책의 한 꼭지에서는 '정치의 시대'는 끝이 나고, '경제의 시대'가 와야 한다고 주장한 저자인데 말이죠. 심지어 어떤 기술이든 비즈니스적이지 않으면 도태되기만 할 뿐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IT 흐름은 각 주체들이 '의도한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튀어나와 왕좌에 오르곤 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언급들은 저자가 IT에서의 다양한 실험과 시도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책을 총체적으로 이해한다면 여기서의 '경제의 시대'내지는 '비즈니스적'이라는 의미는 시장주의적이라기 보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술은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이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애자일 운동까지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단순한 IT 방법론이라기 보다는 철학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드 컴퓨팅에 대해서는 실현이 어려운 꿈같은 이야기로만 치부하지 말고, 미리 비즈니스적 가치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혁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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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결과에 위키백과가 포함된 모습


메인프레임의 시대가 가고 클라이언트/서버 시대에 이어 웹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 웹도 2.0이다 3.0이다 하며 또 다른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블로고스피어에서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이버에서도 검색결과에 "위키백과"가 전면에 등장하는 묘한 조합을 목격하는 지금 이 순간에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