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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Posted 2008. 3. 6. 10:2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필독서.
읽지 못한 자 저주받으리라.

긴말 필요없고, 퍼오고 싶었던 수많은 구절들 중 요건 정말 유사시에 읽어둘만 하겠다 싶은 걸 몇 개 올려둘 테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무조건적 희생을 사랑으로 오인하는 것에 대해.
2. 사람 사이의 우열이 너무 훤히 보여 사람들의 외치는 평등을 비웃고 싶어질 때.
3. 이기심에 대해.
4. 자아실현과 자기착취가 혼돈스러운 사람들에게.



 

1. 무조건적 희생을 사랑으로 오인하는 것에 대해.


'비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타인을 위해서 살며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며, 자신의 비이기심에도 불구하고 불행하다는 사실을 알고 의아해한다.

[...] 그에게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나 어떤 일을 즐기는 능력이 마비되어 있고 삶에 대한 적의로 가득차 있으며, 비이기주의라는 표면 뒤에는 미묘하지만 매우 강한 자기 중심성이 숨겨져 있다.

[...] 비이기심의 본질은, 특히 우리 문화에서는 자식에 대한 '비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에서 뚜렷하게 보여진다. 어머니는 자신의 비이기심을 통해 아이가 사랑받는 것이 무엇이며 다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 '비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이 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때로는 더 나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어머니의 비이기심은 아이가 어머니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고 덕이라는 가면 아래서 삶에 대한 적의를 배운다.  - P80-81.


: 피를 토하고 싶은 구절이다. 가부장제 아래에서 자식을 통해 자아실현하게 되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기형적인 사랑 밑에서 아무도 몰래 비뚤어지는 아들.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랴.

프롬의 말대로, 돌을 던질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가장 큰 문제다.




2. 사람 사이의 우열이 너무 훤히 보여

   사람들의 외치는 평등을 비웃고 싶어질 때.


형제애는 동등한 존재간의 사랑이다. 하지만 아무리 동등한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동등'하지는 않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우리는 모두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오늘은 내가, 내일은 당신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의 필요성이 한 사람은 무력하고 다른 사람은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력함은 일시적인 상태이며, 혼자의 힘으로 서서 걸을 수 있는 능력은 영원하며 보편적인 상태이다.  - P65.


: 열등감이라는 것은 꽤나 강단있는 감정이라서 쉬이 토라지고 쉬이 비정상을 자처한다. 비정상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웬만한 말은 씨가 잘 안먹히게 마련인데, 이렇게 명쾌하고 여상스런 구절 앞에서는 도리없다. 제 마음 속에 괴물이 있든 어떻든, 평범한 게 진리다.




3. 이기심에 대해.


이기심은 자기애의 결여로 생기는 것이다. - P76.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을 매우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 그는 자신을 증오한다. 이런 자기 자신에 대한 호감과 보살핌의 부족은 그의 생산성 부족의 한 가지 표현에 불과하며 자신을 공허하고 좌절된 상태로 남겨 둔다.

그는 필연적으로 불행하며 자기 자신이 방해하고 있는 생의 만족을 얻고자 매우 초조해한다. 그는 자신을 지나치게 보살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는 자기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보살피지 못했다는 것을 은폐하고 보상하려는, 즉 성공하지 못할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 P79.


: 이기심은 자기애의 결여로 생기는 것이다. oTL





4. 자아실현과 자기착취가 혼돈스러운 사람들에게.


현대인은 작업이라는 측면을 벗어나서 자기 훈련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가 일하지 않을 때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하고 빈둥거리며 지내고 싶어한다. 즉 다시 말하면 긴장을 완화하고 싶어한다. 게으름에 대한 이런 소망은 대개 틀에 박힌 생활에 대한 반발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것이 아닌 목적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하루에 8시간씩 자신의 정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는 반항하며, 이같은 반항은 자기 방종의 형태를 취한다. 게다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그는 모든 훈련을 불신하게 되며, 권위에 의해 부과된 비합리적인 훈련뿐 아니라 스스로 부과한 합리적인 훈련에 대해서도 불신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훈련을 하지 않게 되면, 인생은 파괴되고 혼란을 일으키게 되며 중심을 잃게 된다.

그런 정신집중(자기훈련)이 (사랑의)기술 습득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레 증명할 필요가 없다. 어떤 기술을 배우고자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P135.


집중되지 않은 모든 활동은 졸리게 만들고 동시에 그날밤 잠자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 P141


: 그래. 사람은 밤에 잠을 잘 자야 된다.





먼저 포기하는 것은 나쁘단다. 사람에 집중하란다.

인간관계가 뭔가 잘못 꼬여가고 있구나 싶을 때는

무언가를 선물해보란다.

사실, 아주 사소한 행위 하나에도 흔적없이 스러지고 말

극단적인 생각이, 옹졸한 고집이 얼마나 많은가.


아. 대단한 책이다. 얇기도 얇으면서, 어렵지도 않으면서.

읽지 않은 자 저주받으리라.




PS) 번역은 정확함 이전에 일단 쉬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신간인)문예출판사판은 심히 머리돌아간다. 정확한 뜻을 알고자 하는 취미는 물론 고상한 것이나 그것 때문에 100명이 읽을 책을 10명만 읽게 만드는 건 분명 뭔가 잘못된 거다. 번역은 쉬워야 한다. 제본은 구려도 청목이나 범우사에서 나온 번역이 그래도 술술 잘 넘어간다. 참고하실 것.